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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에 이런 섬도 있었네! 해변 대신 구름 속으로 걷는 사바섬 여행

by 날으는 나그네 2026. 10. 14.

네덜란드령 카리브해 · 화산섬 · 산악 트레킹 · 다이빙 · 조용한 마을 여행
카리브해 여행을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야자수가 늘어선 하얀 모래사장,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해변에서 보내는 느긋한 오후.
그런데 사바섬(Saba Island)의 사진을 처음 보면 조금 의아해진다.
바다는 분명 카리브해인데 해변보다 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바다에서 솟아오른 듯한 초록빛 화산섬, 산비탈에 모여 있는 붉은 지붕의 집들, 구름이 걸린 봉우리까지.
여행지라기보다 누군가 조용히 살고 있을 것 같은 작은 마을에 가깝다.
사바섬(Saba Island)은 네덜란드의 카리브해 특별자치단체에 속하는 작은 섬이다.
크기는 약 13㎢에 불과하지만 섬의 대부분이 가파른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해변에서 무엇을 할지보다 아침에 어느 길을 걸을지, 구름이 걷히면 어떤 풍경을 볼 수 있을지가 더 궁금해진다.

 

산비탈에 자리 잡은 사바섬의 마을
산비탈에 자리 잡은 사바섬의 마을 출처 : 윈드워드사이드 마을 — 촬영자 Richie Diesterheft / 위키미디어 공용 / CC BY-SA 2.0

 

1.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작은 활주로, 사바섬 여행은 도착하는 순간부터 특별하다

 

사바섬(Saba Island)으로 향하는 길은 평범한 휴양지 여행과 다르다.
한국에서 출발한다면 먼저 카리브해의 주요 연결지인 신트마르턴섬(Sint Maarten)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을 찾아야 한다.
인천국제공항(Incheon International Airport)에서 유럽이나 북미의 환승도시를 거치는 여정을 비교하게 되는데, 연결편과 입국·환승 조건은 선택한 국가에 따라 달라진다.
신트마르턴섬(Sint Maarten)에 도착하면 다시 작은 비행기나 페리를 이용해 사바섬(Saba Island)으로 이동한다.
이때부터 여행 분위기가 달라진다.
사바섬(Saba Island)의 후안초 E. 이라우스퀸 공항(Juancho E. Yrausquin Airport)은 상업용 공항 가운데 활주로가 매우 짧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와 가파른 지형 사이에 자리 잡은 활주로의 길이는 약 400m다.
일반적인 대형 여객기가 이용하는 공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비행기를 이용하면 이동시간은 짧지만 운항 가능한 항공기 종류가 제한적이고, 날씨에 따라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작은 비행기가 부담스럽다면 신트마르턴섬(Sint Maarten)에서 페리를 이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바람과 파도의 영향을 받는 해상 이동이므로 배를 타면 무조건 편안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느 교통수단을 선택하든 국제선 도착 직후 너무 촉박하게 연결편을 예약하지 않는 편이 좋다.
장거리 비행 뒤 환승이 지연되면 사바섬(Saba Island)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이동편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해변 리조트가 아니라 구불구불한 산길이다.
사바섬(Saba Island)의 도로는 좁고 경사가 가파르다.
특히 항구와 공항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작은 섬의 지형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렌터카보다 택시나 숙소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숙소를 정할 때는 윈드워드사이드(Windwardside)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곳은 식당과 작은 상점, 숙박시설이 모여 있는 마을이며 주요 등산로로 접근하기에도 편리하다.
현재 운영정보가 확인되는 줄리아나스 호텔(Juliana's Hotel)은 이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섬의 행정 중심지인 더 보텀(The Bottom)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조금 더 일상적인 마을 풍경을 보고 싶다면 이곳을 산책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해도 좋다.
사바섬(Saba Island)은 면적만 보고 이동시간을 짧게 예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산길을 따라 돌아가야 하는 구간이 많다.
특히 하루 동안 등산과 다이빙을 모두 하려는 일정은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다.
고도가 높은 산길을 걷는 일과 수중활동은 각각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섬에서는 이동하는 과정마저 풍경의 일부가 된다.
차창 밖으로 바다가 나타났다가 다시 산이 가려지고, 어느 순간 작은 집들이 모인 마을이 보이는 길.
사바섬(Saba Island)을 여행한다는 것은 넓은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다니는 일이 아니라, 작은 섬의 높낮이와 생활 속도를 조금씩 알아가는 일에 가깝다.

 

 

2. 아침에는 구름 속 숲길, 저녁에는 작은 마을 식당… 하루가 조용히 흘러가는 곳

 

사바섬(Saba Island)의 아침은 바다보다 산에서 시작해보고 싶어진다.
섬 중앙에 솟은 스커너리산(Mount Scenery)은 해발 약 887m로 네덜란드 영토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윈드워드사이드(Windwardside)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는 약 1,064개의 계단이 놓여 있다.
숫자만 보면 부담스럽지만, 정상에 도착했을 때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생각하면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길이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에는 열대 식물과 이끼, 양치식물이 이어지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숲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사바섬(Saba Island)의 높은 지대는 구름이 자주 걸리는 환경이라 맑은 날과 흐린 날의 풍경이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정상에 도착해도 바다가 보이지 않는 날이 있다.
구름이 사방을 덮으면 멀리까지 펼쳐지는 전망 대신 습한 숲과 안개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이 때문에 스커너리산(Mount Scenery) 등산은 반드시 파란 하늘을 보겠다는 계획보다 날씨가 허락하는 시간에 움직이는 일정으로 잡는 것이 좋다.
비가 내린 뒤에는 계단과 뿌리 주변이 미끄러워질 수 있으므로 등산화와 우비를 준비하고, 기상상태가 좋지 않다면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산에서 내려온 뒤에는 윈드워드사이드(Windwardside)의 작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현재 사바 관광 안내에 등록된 트로픽스 카페(Tropics Café)는 줄리아나스 호텔(Juliana's Hotel)과 연결된 식당으로, 카리브해 해산물과 신선한 생선을 활용한 메뉴를 제공한다.
사바섬(Saba Island)에서 특히 눈여겨볼 음식은 사바 랍스터(Saba Lobster)다.
일반적인 바닷가 관광지에서 접하는 랍스터와는 다른 지역 해산물 문화를 느낄 수 있지만, 조업상황과 계절에 따라 제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저녁에는 브리가둔(Brigadoon)처럼 오래된 사바식 주택을 활용한 식당을 찾아볼 만하다.
마을 안쪽에 자리한 이 식당은 유럽식 요리와 카리브해 풍미를 결합한 메뉴를 제공하는 곳으로 소개되어 있다.
현재 안내된 저녁 영업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9시까지지만, 예약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사바섬(Saba Island)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 눈에 들어온다.
해변이 부족한 대신 바닷속 풍경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사바 국립해양공원(Saba National Marine Park)은 섬 주변의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지역으로, 화산지형과 산호, 다양한 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다이빙 명소로 알려져 있다.
다이빙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별도의 하루를 확보해 해양공원 주변을 탐험하는 것도 좋다.
스쿠버다이빙 경험이 없다면 자격과 건강상태에 맞는 입문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다이빙 후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감압병 위험을 줄이기 위한 충분한 대기시간이 필요하므로 출국일 직전에 무리하게 다이빙을 넣지 않아야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섬을 여행하면서도 서로 다른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누군가는 구름이 낀 숲길을 걷고, 누군가는 화산섬 아래의 바다를 탐험한다.
저녁이 되면 다시 작은 마을로 돌아와 식탁에 앉는다.
사바섬(Saba Island)은 그런 하루가 잘 어울리는 곳이다.

 

 

3. 유명 휴양지보다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사바섬에서 며칠을 보내고 싶은 이유

 

사바섬(Saba Island)을 여행하려면 비용에 대한 생각도 조금 달라져야 한다.
일반적인 카리브해 휴양지처럼 항공권과 대형 리조트 패키지를 예약하고, 현지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해변에서 보내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에서 신트마르턴섬(Sint Maarten)까지 이동하는 장거리 항공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사바섬(Saba Island)으로 넘어가는 소형 항공기 또는 페리 비용이 추가된다.
섬에 들어온 뒤에도 산악지형 때문에 택시를 이용할 일이 생길 수 있고, 다이빙을 선택하면 별도의 체험비가 발생한다.
따라서 사바섬(Saba Island)의 여행경비는 하루 식비를 몇 달러 줄이는 방식보다 장거리 이동에 투자한 비용을 며칠 동안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하루만 머물다 돌아오는 일정은 숙박비를 줄일 수 있지만, 날씨 때문에 등산이나 다이빙을 하지 못하면 아쉬움이 커질 수 있다.
반면 3박이나 4박을 계획하면 첫날은 이동과 마을 산책에 사용하고, 이후 날씨를 보면서 등산과 해양활동을 배치할 수 있다.
물론 숙박일수가 늘어나면 객실요금과 식비도 증가한다.
그렇지만 장거리 항공료가 이미 발생하는 여행이라면 숙박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항상 경제적인 선택은 아니다.
사바섬(Saba Island)에서 돈을 아끼기 좋은 부분은 관광지 입장료보다 이동 동선을 단순하게 만드는 데 있다.
윈드워드사이드(Windwardside)에 숙소를 잡으면 등산로와 식당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이 생긴다.
택시를 매번 호출해야 하는 숙소와 비교하면 편리함과 교통비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반대로 다이빙이 여행의 중심이라면 항구 접근성과 다이빙 업체의 픽업 여부를 더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식비도 무조건 비싼 해산물 요리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가벼운 점심은 사바 스낵(Saba Snack) 같은 캐주얼 식당을 이용하고, 특별한 저녁 한 끼에 지역 해산물을 즐기는 식으로 지출에 차이를 둘 수 있다.
현재 사바 관광 안내에는 사바 스낵(Saba Snack)이 윈드워드사이드(Windwardside)의 점심·저녁 식당으로 등록되어 있다.
숙소를 예약하기 전에는 조식 포함 여부와 공항·항구 픽업 비용을 확인하면 좋다.
작은 섬에서는 숙소 가격만 보고 예약했다가 이동비가 예상보다 많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행시기도 중요하다.
카리브해는 대체로 따뜻하지만 여름부터 가을에는 열대성 폭풍과 허리케인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사바섬(Saba Island)은 높은 지대와 해안의 날씨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얇은 여름옷만 챙기기보다 방수 겉옷과 미끄럼 방지 신발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무엇보다 사바섬(Saba Island)은 유명 관광지에서 볼거리를 하나씩 지워가는 여행과는 거리가 있다.
하루 종일 구름이 걷히지 않아도 작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산에 오르지 못한 날에는 마을 골목을 천천히 걸을 수 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화려한 사진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 바다 위로 솟은 산과 조용한 마을, 저녁 식탁에서 먹었던 생선요리가 오래 남을 것 같다.
휴양지를 찾으면서도 사람 많은 해변은 피하고 싶다면, 사바섬(Saba Island)은 충분히 살펴볼 만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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