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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도시마섬 여행|올리브 향이 나는 일본의 작은 섬, 골목마다 다른 시간이 흐른다

by 날으는 나그네 2026. 10. 17.

일본 여행에서 바다를 보고 싶을 때 꼭 오키나와나 홋카이도까지 떠올릴 필요는 없다.
세토내해(Seto Inland Sea)에는 도시에서 배를 타고 조금만 들어가도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날 수 있는 섬들이 흩어져 있다.
그중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은 조금 독특하다.
바닷가 언덕에는 올리브나무가 자라고, 오래된 마을에서는 간장을 숙성시키며, 산으로 올라가면 바다 대신 깊은 협곡이 펼쳐진다.
한쪽에서는 하얀 풍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다른 쪽에서는 나무통에 담긴 간장 향을 맡는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풍경들이 한 섬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가을이라면 더욱 관심이 간다.
아직 초록빛을 간직한 올리브나무와 서서히 색을 바꾸는 산의 풍경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빠지면 나타나는 엔젤로드(Angel Road)
바닷물이 빠지면 나타나는 엔젤로드(Angel Road)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Wikimedia Commons) / 촬영자: 이위키러너(eWikiLearner) / 라이선스: CC BY-SA 4.0

 

1. 바다가 열어주는 길을 먼저 걷고, 오후에는 올리브 언덕에 머물다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 여행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의외로 배 시간이 아니라 바닷물의 높낮이다.
섬 서쪽의 엔젤로드(Angel Road)는 썰물 때 바닷속에서 모래길이 드러나는 장소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는 시기에 길이 나타나며, 간조 전후 약 3시간씩 걸을 수 있는 것으로 안내되어 있다.
다만 실제로 걸을 수 있는 시간은 날짜와 바다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멀리서 바라보면 하얀 모래길이 작은 섬들을 연결하고 있어 마치 바다 위에 길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곳에서는 바닷길이 완전히 드러난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만, 물이 조금씩 빠지면서 길이 모습을 나타내는 과정을 기다리는 시간도 여행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사진을 찍으러 오는 여행자가 많다.
하지만 엔젤로드(Angel Road)를 방문하기 위해 굳이 모든 일정을 한 시간대에 몰아넣을 필요는 없다.
오전 간조라면 이곳부터 둘러보고, 오후 간조라면 다른 장소를 먼저 방문한 뒤 돌아오는 편이 자연스럽다.
모래길이 드러나는 시간을 중심으로 하루의 순서를 바꾸면 된다.
엔젤로드(Angel Road)에서 멀지 않은 도노쇼(Tonosho)는 섬으로 들어오는 주요 항구가 있는 지역이다.
배에서 내린 뒤 이동을 시작하기 편하고 숙박시설과 식당도 비교적 찾기 쉬워 첫 방문자의 숙박 거점으로 고려할 만하다.
오후에는 섬 남쪽의 쇼도시마 올리브공원(Shodoshima Olive Park)으로 향해보자.
이곳은 약 2,000그루의 올리브나무가 자라는 언덕에 조성된 공원이다.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는 자리에 하얀 그리스풍 풍차가 서 있어 일본보다는 지중해의 작은 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실사 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Kiki's Delivery Service)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사진 명소로도 인기를 얻었다.
공원에서는 빗자루를 무료로 빌려 풍차 앞에서 사진을 찍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올리브기념관(Olive Memorial Hall)에서는 올리브 재배와 산업에 관한 전시를 살펴볼 수 있다.
기념관의 운영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바닷바람이 부는 언덕에서 사진을 찍다가 올리브나무 사이를 걷고, 잠시 카페에 앉아 쉬는 흐름이 잘 어울린다.
공원 안의 올리바스(OLIVAZ)에서는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에서 생산한 올리브오일을 활용한 음식을 판매한다.
현재 안내된 식사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이며 마지막 주문은 오후 2시다.
칠린드론 라이스(Chilindron Rice)는 닭고기와 채소를 토마토소스로 조리한 음식으로, 공개 메뉴 가격은 1,480엔이다.
올리브오일을 활용한 샐러드 피자는 1,380엔으로 안내되어 있다.
이곳의 음식은 전통적인 일본 향토요리와는 조금 다르지만, 올리브 재배가 섬의 문화로 자리 잡은 모습을 경험하기에 어울린다.
오후 햇살이 부드러워질 무렵에는 풍차보다 언덕 아래의 바다에 시선이 오래 머물지도 모른다.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의 매력은 유명한 사진 명소 하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같은 날 아침에는 바닷속에서 나타나는 길을 걷고, 오후에는 올리브나무 아래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두 풍경 사이에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하루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 간장 냄새가 나는 오래된 마을에서, 쇼도시마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다

 

올리브공원의 밝고 산뜻한 분위기를 충분히 즐겼다면 다음에는 조금 다른 길로 들어가 보자.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의 동남쪽에는 히시오노사토(Hishio-no-Sato)라는 오래된 간장 양조 마을이 있다.
이곳에서는 일본의 전통 간장 제조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골목에는 오래된 목조 건물이 남아 있고, 간장과 조미식품을 생산하는 시설들이 모여 있다.
일본 여행에서 흔히 방문하는 상점가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화려한 간판보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건물의 색과 질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이 간장 생산지로 발전한 데에는 바닷길을 이용해 원료와 제품을 운송할 수 있었던 지리적 조건이 영향을 주었다.
간장을 만들 때 사용하는 누룩과 숙성 과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지역의 생활문화가 되었다.
마을에서는 간장 제조에 사용되는 나무통과 양조장의 역사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마루킨 간장기념관(Marukin Soy Sauce Museum)은 섬의 간장 제조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다.
전시를 둘러본 뒤에는 간장을 활용한 독특한 먹거리도 찾아볼 수 있다.
간장 아이스크림처럼 처음 들으면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음식도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의 지역색을 보여준다.
다만 기념관의 개관일과 체험 운영 여부는 방문 날짜에 맞춰 확인해야 한다.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에는 간장뿐 아니라 소면을 만드는 전통도 남아 있다.
나카부안(Nakabu-an)은 수제 소면을 만들고 식사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2026년 3월 7일 기준으로 금요일부터 월요일, 그리고 공휴일에 식사와 체험을 운영한다고 안내했다.
식사와 체험은 원칙적으로 전날까지 예약해야 하므로 방문 당일 갑자기 찾아가는 일정은 피하는 편이 좋다.
이곳에서는 일반 소면뿐 아니라 올리브를 활용한 생소면도 맛볼 수 있다.
소면은 한국에서도 익숙한 음식이지만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에서는 만드는 과정과 지역의 재료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점심시간에 소면을 먹고 간장 마을을 둘러보는 일정이라면 이동 방향도 비교적 자연스럽다.
다만 나카부안(Nakabu-an)의 영업일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식사를 여행의 중심에 두고 싶다면 예약을 먼저 마치는 것이 좋다.
산과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간카케이 협곡(Kankakei Gorge)을 빼놓기 어렵다.
섬 중앙의 산악지형에 자리한 이곳은 화산활동과 오랜 침식으로 만들어진 바위 절벽과 협곡 풍경으로 유명하다.
가을에는 단풍을 보기 위해 찾는 여행자가 많다.
산 아래에서 정상 부근으로 이어지는 로프웨이를 이용하면 높은 곳에서 바위와 숲이 어우러진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하지만 로프웨이와 간장 마을, 올리브공원을 하루에 모두 넣으면 이동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버스 연결시간 때문에 관광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
여행일이 이틀 이상이라면 하루는 해안과 올리브공원, 다른 하루는 간장 마을과 협곡으로 나누는 편이 여유롭다.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의 음식과 풍경은 서로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올리브오일과 간장, 소면은 모두 이 섬에서 오랫동안 만들어온 생활의 흔적이다.
풍차 앞에서 사진을 찍는 여행도 좋지만, 오래된 골목에서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는 시간이 더 깊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3. 배값은 저렴하지만 섬 안에서는 이동을 잘 골라야 한다

 

한국에서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으로 향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인천국제공항(Incheon International Airport)에서 일본의 다카마쓰(Takamatsu)로 가는 직항편을 이용한 뒤 항구에서 페리를 타면 된다.
2026년 10월 운항정보에는 인천과 다카마쓰를 연결하는 직항편이 확인된다.
다카마쓰공항(Takamatsu Airport)에서 시내와 항구로 이동한 다음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으로 건너가는 방식이다.
다카마쓰항(Takamatsu Port)에서는 도노쇼항(Tonosho Port)과 이케다항(Ikeda Port)으로 향하는 일반 페리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관광 안내에 게시된 성인 일반 페리 편도요금은 700엔이다.
고속선으로 도노쇼항(Tonosho Port)에 들어가는 경우 성인 편도요금은 1,400엔이다.
두 사람이 일반 페리로 왕복한다면 배값은 총 2,800엔이다.
계산은 700엔에 왕복 2회와 인원 2명을 곱한 금액이다.
같은 두 사람이 고속선으로 왕복한다면 총 5,600엔이 된다.
일반 페리보다 2,800엔을 더 지불하는 셈이다.
고속선이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섬에 들어가는 날 특별히 촉박한 일정이 없다면 일반 페리로 바다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섬에 도착한 뒤에는 교통수단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은 지도에서 보는 것보다 관광지 사이의 거리가 멀고, 산길을 지나야 하는 구간도 있다.
운전이 가능하다면 렌터카가 편리할 수 있지만,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버스를 이용하는 일정도 충분히 계획할 수 있다.
2026년 4월 개정 운행정보에 따르면 쇼도시마 올리브버스(Shodoshima Olive Bus)의 1일 승차권은 1,600엔이다.
두 사람이 하루 동안 버스를 이용한다면 승차권 비용은 3,200엔이다.
일반 페리 왕복요금 2,800엔을 더하면 두 사람의 기본적인 배편과 하루 버스 이동비는 6,000엔이다.
여기에는 항공료와 숙박비, 식사비, 로프웨이 요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버스를 하루에 여러 번 탈 계획이라면 1일 승차권이 편리하지만, 실제 이용할 노선의 개별요금과 비교해야 경제적인지 판단할 수 있다.
특히 간카케이 협곡(Kankakei Gorge)으로 향하는 노선은 계절과 운행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숙소는 도노쇼항(Tonosho Port) 주변과 올리브공원 인근, 해안 리조트 지역을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도노쇼항(Tonosho Port) 근처에 머무르면 배편 이용과 버스 이동이 편리하고 식당을 찾기도 비교적 수월하다.
반대로 바다 전망과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해안 리조트 숙소가 더 잘 어울릴 수 있다.
섬의 남동쪽에 자리한 베이 리조트 호텔 쇼도시마(Bay Resort Hotel Shodoshima)처럼 숙박객 전용 렌터카 서비스를 안내하는 곳도 있다.
이런 숙소를 선택한다면 객실요금뿐 아니라 차량 이용 조건과 픽업 서비스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다.
가을 여행에서는 날씨도 중요하다.
세토내해(Seto Inland Sea)는 비교적 온화한 지역이지만 10월과 11월에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하고 산 정상은 해안보다 더 쌀쌀할 수 있다.
간카케이 협곡(Kankakei Gorge)에서 단풍을 보고 싶다면 바람을 막아줄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한 날에는 해안보다 실내 전시관과 음식 체험을 중심으로 일정을 바꿀 수 있다.
쇼도시마섬(Shodoshima Island)은 여러 명소를 빠르게 지나가는 것보다 각각의 장소에 머물 시간을 조금 더 남겨두고 싶은 여행지다.
바닷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시간, 올리브나무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시간, 소면 한 그릇을 먹으며 쉬어가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하루를 채운다.
마지막 배를 타고 다카마쓰(Takamatsu)로 돌아가는 길에는 올리브 언덕보다 간장 마을의 조용한 골목이 더 오래 떠오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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