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스웨덴을 여행한다면 수도 스톡홀름(Stockholm)에서 며칠쯤 벗어나 보고 싶다.
화려한 궁전이나 세련된 상점가 대신 오래된 돌담이 이어지는 골목을 걷고, 작은 식당에서 따뜻한 생선요리를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 여행도 좋을 것 같다.
발트해(Baltic Sea) 한가운데 자리한 고틀란드섬(Gotland)은 그런 시간을 기대하게 만드는 곳이다.
섬의 중심도시 비스뷔(Visby)에는 중세시대의 성벽이 남아 있고, 오래된 교회 유적과 낮은 집들이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진다.
조금 더 멀리 나가면 바닷바람에 깎인 석회암 기둥들이 해안에 서 있다.
도시의 풍경과 섬의 자연이 워낙 달라서 같은 여행지라는 사실이 새삼 흥미롭게 느껴진다.
여름에는 장미와 햇빛으로 유명하지만 가을에는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바로 고틀란드섬(Gotland)의 트러플이다.
2026년 10월 9일부터 11월 15일까지 트러플을 주제로 한 특별한 음식 행사와 체험이 이어진다.
가을의 고틀란드섬(Gotland)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여름과는 조금 다른 여행을 계획하기 좋은 시기다.

1. 성벽 안에서 보내는 하루, 비스뷔는 서두르지 않을수록 아름답다
비스뷔(Visby)에 도착하면 먼저 성벽을 따라 걸어보고 싶어진다.
도시를 둘러싼 돌벽은 단순한 관광용 시설이 아니라 실제로 중세시대의 도시를 보호하던 방어시설이다.
길이가 약 3.4㎞에 이르는 성벽과 오래된 거리, 교회 유적들이 지금까지 남아 있어 도시 전체가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2세기부터 14세기까지 비스뷔(Visby)는 발트해 무역의 중요한 중심지였다.
독일과 북유럽을 오가던 상인들이 모여들었고, 물건을 보관하던 창고와 상인들의 집이 항구 주변에 들어섰다.
오늘날에는 그 건물들이 식당과 숙박시설, 상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세도시라고 하면 오래된 건축물만 남아 있는 박물관 같은 장소를 떠올리기 쉽지만, 비스뷔(Visby)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도시라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돌집 옆으로 작은 카페가 나타나고, 한쪽에서는 평범한 주민들의 일상이 이어진다.
비스뷔 대성당(Visby Cathedral) 주변을 둘러보고 성벽 안쪽의 골목을 걷다가 알메달렌 공원(Almedalen Park)으로 내려오는 산책도 좋다.
알메달렌 공원(Almedalen Park)은 과거 항구였던 공간이 녹지로 바뀐 곳이다.
잔디밭과 연못, 주변의 오래된 건물이 어우러져 잠시 쉬어가기 좋다.
가을에는 여름보다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관광지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 낮 시간에 골목을 충분히 걷는 편이 좋다.
특히 돌바닥이 많은 구시가지는 비가 내리면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편안한 운동화나 미끄럼 방지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식사시간이 되면 오래된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스토라 토리에트(Stora Torget)는 비스뷔(Visby)의 중심 광장 가운데 하나로, 주변에 식당과 카페가 모여 있다.
이곳에는 30년 넘게 생선과 해산물 요리를 제공해온 바크피칸(Bakfickan)이 있다.
청어구이와 생선수프가 대표적인 메뉴로 알려져 있으며,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재료가 달라진다.
2026년 10월 12일부터 16일까지 안내된 주간 점심메뉴는 구운 대구류 생선에 화이트와인 소스와 감자, 절인 호박을 곁들인 요리로 가격은 155스웨덴크로나다.
점심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제공되며, 9월부터는 예약도 가능하다.
두 사람이 이 주간 점심메뉴를 하나씩 주문한다면 음식값은 310스웨덴크로나다.
음료나 추가 메뉴를 주문하지 않았을 때의 계산이다.
여행 중 한 끼쯤은 지역 식당에서 천천히 식사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
고틀란드섬(Gotland)의 전통적인 음식 가운데 사프란 팬케이크(Saffranspannkaka)도 기억해둘 만하다.
쌀과 사프란을 이용해 만드는 디저트로, 지역에서 생산하는 살름베르(Salmbär) 열매를 활용한 잼과 함께 먹기도 한다.
일반적인 얇은 팬케이크와는 다른 식감이 특징이다.
비스뷔(Visby)의 오래된 골목을 걷다가 이런 지역 디저트를 만난다면 여행의 기억도 조금 더 특별해질 것 같다.
숙소는 성벽 안쪽이나 항구 주변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편리하다.
성벽 안에 머무르면 저녁 식사 후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오기 좋고, 아침에도 비교적 조용한 골목을 산책할 수 있다.
현재 숙박 예약정보가 확인되는 베스트 웨스턴 스트란드 호텔(Best Western Strand Hotel)은 구시가지 안에 자리한 호텔이다.
조금 더 합리적인 숙박을 원한다면 성벽 밖의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도 비교할 만하다.
다만 숙소가 항구에서 멀다면 짐을 가지고 이동하는 방법까지 생각해야 한다.
고틀란드섬(Gotland)에서 첫날을 보내는 동안에는 굳이 자동차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비스뷔(Visby)의 오래된 거리와 성벽, 식당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도보 여행만으로도 하루가 충분히 채워진다.
여행의 첫날은 그렇게 천천히 흘러가도 좋겠다.
2. 가을 숲에서 찾는 작은 보물, 고틀란드 트러플이 여행의 분위기를 바꾼다
고틀란드섬(Gotland)은 스웨덴에서도 독특한 식문화를 가진 지역이다.
석회질 토양과 비교적 온화한 해양성 기후 덕분에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고, 지역에서 재배하거나 채집한 식재료를 활용하는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가을이 되면 그중에서도 트러플이 특별한 관심을 받는다.
고틀란드섬(Gotland)에서 채집하는 대표적인 종류는 부르고뉴 트러플(Burgundy Truffle)이다.
트러플은 땅속에서 자라는 버섯의 일종으로 독특한 향 때문에 고급 식재료로 사용된다.
그런데 실제로 땅속에서 자라는 트러플을 어떻게 찾는지 궁금해진다.
고틀란드섬(Gotland)에서는 훈련된 개와 함께 숲을 걸으며 트러플을 찾는 체험이 운영된다.
가이드와 함께 숲을 걸으면서 개가 냄새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체험은 단순히 비싼 식재료를 맛보는 것과는 다르다.
트러플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 왜 채집이 쉽지 않은지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2026년 고틀란드 트러플의 달(Gotland Truffle Month)은 10월 9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진행된다.
행사기간에는 식당의 특별메뉴와 트러플 체험, 시음 및 판매행사 등이 열린다.
특히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는 고틀란드 트러플 축제(Gotland Truffle Festival)가 예정되어 있다.
10월 중순에 여행한다면 축제의 가장 큰 행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트러플 시즌을 즐길 수 있다.
비스뷔(Visby)의 린드고르덴(Lindgården)에서는 2026년 10월 9일부터 11월 중순까지 트러플을 주제로 한 5코스 특별메뉴를 선보인다.
지역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활용하는 식당이라 가을의 고틀란드섬(Gotland)을 음식으로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어울린다.
다만 특별메뉴의 실제 예약 가능 여부와 가격은 날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확인해야 한다.
트러플 체험이 부담스럽다면 지역 식재료를 판매하는 상점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고틀란드섬(Gotland)에서는 트러플을 활용한 소금이나 가공식품도 판매한다.
생트러플은 보관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가공식품은 여행 기념품으로 비교적 선택하기 편하다.
다만 한국으로 가져올 식품은 제품 종류와 가공상태에 따라 검역·반입 규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입 전에 확인해야 한다.
가을의 고틀란드섬(Gotland)은 날씨도 여행의 일부가 된다.
여름보다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비가 내리는 날도 고려해야 한다.
숲에서 진행하는 체험은 날씨와 지면 상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방수 신발과 겉옷이 유용하다.
트러플 체험을 예약한 날에는 오전부터 다른 관광지를 지나치게 많이 넣지 않는 편이 좋다.
숲에서 보내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고, 체험장까지 이동하는 데 차량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틀란드섬(Gotland)의 가을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유명한 명소를 얼마나 많이 보느냐보다 계절에 맞는 경험을 하나쯤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여름의 고틀란드섬(Gotland)이 바다와 장미로 기억된다면, 가을에는 숲과 음식의 향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오래된 성벽 안에서 트러플 요리를 먹는 저녁은 다른 계절에는 쉽게 만들기 어려운 여행 장면이다.
3. 포뢰섬까지 갈까, 비스뷔에 하루 더 머물까? 마지막 하루를 정하는 방법
고틀란드섬(Gotland)의 풍경을 사진으로 찾아보다 보면 사람 키보다 훨씬 높은 돌기둥들이 바닷가에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바위는 사람의 옆얼굴처럼 보이고, 어떤 바위는 바다를 향해 고개를 내민 동물처럼 보인다.
이 기묘한 바위들은 오랜 시간 바람과 파도에 의해 침식된 석회암 지형이다.
고틀란드섬(Gotland) 북쪽의 포뢰섬(Fårö)에는 이런 풍경이 특히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포뢰섬(Fårö)은 고틀란드섬(Gotland)과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북쪽의 포뢰순드(Fårösund)에서 차량을 실을 수 있는 페리를 타고 건너가는데, 항해거리는 약 1.3㎞이며 소요시간은 약 6분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페리가 무료라는 것이다.
사람뿐 아니라 자동차도 별도의 통행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배값이 무료라고 해서 포뢰섬(Fårö) 여행 전체가 저렴해지는 것은 아니다.
비스뷔(Visby)에서 포뢰순드(Fårösund)까지 이동해야 하고, 포뢰섬(Fårö)에 도착한 뒤에도 주요 명소들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으로 여행한다면 버스와 페리 연결을 확인해야 하고, 여러 해안 명소를 하루에 둘러보려면 렌터카가 편리할 수 있다.
포뢰섬(Fårö)에서 가장 먼저 찾아보고 싶은 곳은 랑함마르스(Langhammars)다.
이곳에는 거대한 석회암 기둥들이 해안에 모여 있다.
일부 바위는 높이가 약 10m에 이르며, 주변에는 둥근 자갈과 바람에 노출된 해안지형이 이어진다.
근처의 디게르후부드(Digerhuvud)는 스웨덴에서 규모가 큰 석회암 기둥 지대 가운데 하나다.
약 3.5㎞에 걸쳐 독특한 바위 풍경이 이어진다.
바위 주변을 걸을 때는 발밑의 자갈과 불규칙한 지면에 주의해야 한다.
여름에는 수데르산드 해변(Sudersand Beach)에서 수영과 해변 휴식을 즐길 수 있지만, 10월에는 해안 산책과 풍경 감상에 더 적합하다.
포뢰섬(Fårö)은 스웨덴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Ingmar Bergman)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장소다.
영화를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감독과 관련된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다만 계절에 따라 전시시설의 개관일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을 여행에서는 방문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포뢰섬(Fårö)까지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비스뷔(Visby)에 하루 더 머무는 선택도 충분히 좋다.
특히 가을에는 트러플 체험과 식당 방문, 중세도시 산책만으로도 이틀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
2026년 10월 현재 고틀란드행 페리 운영사는 호텔 2박과 페리를 결합한 가을 여행상품을 1인 1,190스웨덴크로나부터 안내하고 있다.
두 사람이 가장 낮은 공개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기본 패키지 비용은 2,380스웨덴크로나다.
계산은 1,190크로나에 2명을 곱한 금액이다.
다만 선택한 날짜와 숙소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고, 렌터카와 식사비 등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런 상품은 비스뷔(Visby) 중심의 짧은 여행을 준비할 때 비교해볼 만하다.
반면 포뢰섬(Fårö)까지 이동한다면 차량 대여비와 연료비를 추가해 계산해야 한다.
고틀란드행 페리에는 차량을 실을 수 있지만 차량 동반 요금은 승객만 이용하는 경우와 다르다.
여행 인원과 차량 크기, 출발 날짜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실제 예약조건으로 비교해야 한다.
한국에서 출발한다면 인천국제공항(Incheon International Airport)에서 유럽의 환승공항을 거쳐 스톡홀름(Stockholm)으로 이동하는 항공편을 검토할 수 있다.
스톡홀름(Stockholm)에서 남쪽의 뉘네스함(Nynäshamn) 항구로 이동한 뒤 페리를 타고 비스뷔(Visby)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뉘네스함(Nynäshamn)에서 비스뷔(Visby)까지의 항해시간은 약 3시간 15분이다.
스톡홀름(Stockholm)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운항요일과 계절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진다.
고틀란드섬(Gotland)은 하루만 방문하기보다 최소 2박 정도를 생각해볼 만하다.
비스뷔(Visby)의 골목을 충분히 걷고, 포뢰섬(Fårö)의 바위 해안을 만나고 싶다면 3박 이상으로 일정을 늘리는 것도 좋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 가장 선명하게 남는 장면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붉게 물든 성벽을 기억하고, 누군가는 바다를 향해 서 있던 석회암 기둥을 떠올릴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작은 식당에서 먹었던 따뜻한 생선요리와 트러플 향을 오래 기억할지도 모른다.
고틀란드섬(Gotland)의 가을에는 그렇게 서로 다른 풍경과 맛이 한 여행 안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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